[앵커] 이스라엘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가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경제 교육을 접합니다. 돈의 가치를 배우는 것은 단순한 재정 관리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까지 익히는 과정이라고 하는데요. 이스라엘식 밥상머리 경제 교육 문화를 명형주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유대교 랍비 모스코프 씨의 아들, 엘리사 씨는 열다섯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어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에서 이뤄진 경제 교육 덕분에 자연스럽게 자립심과 책임감을 일찌감치 키웠습니다. [엘리사 모쉬코프 / 랍비 아들 : 아버지께선 항상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자립하라고 가르치셨어요. 저희는 자립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라흐미엘 코헨 모쉬코프/랍비 : 예를 들어 쇼핑을 갈 때 자녀들과 함께 가서 아이들은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무엇을 사야 하는지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 같은 모습은 모쉬코프 씨 가정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하는 유대인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부모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제 감각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을 길러줘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소비하는 능력을 북돋아 주는 겁니다. [아밋 나흐바르 정 / 변호사 : 저희는 아이가 사고 싶어 하는 것에서 얻는 즐거움이 그 물건을 살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 시간에 비추어볼 때 정말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합니다.] 가정 내 재정 교육의 뿌리는 유대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모세율법, 토라와 탈무드에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경전을 통해 절제와 책임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돈을 다루는 태도 역시 가르침의 연장선으로,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마다 책임 있는 재정 습관은 물론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고,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 책임감은 물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체 이달 3일과 4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하는 지휘자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 사진 빈필/Martin Kubik 3일 오후 3시 30분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공연장. 1842년 창단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필) 단원들이 무대에 섰다. 뒤이어 미르가 그라지니테-틸라(Mirga Gražinytė-Tyla)가 등장했다. 리투아니아 태생의 39세 지휘자다. 그는 이날 빈필 역사에서 처음으로 정기 공연에 선 여성 지휘자로 기록됐다. 그라지니테-틸라의 지휘는 명쾌하고 생동감 넘쳤다. 특히 같은 리투아니아 출신 작곡가인 라민타 셰르크슈니테의 ‘미드서머 송’을 첫 곡으로 소개하면서 지휘자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앞에서 보인 자신감이었다. 그라지니테-틸라는 각 악기의 소리를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메인 프로그램인 시벨리우스 ‘레민카이넨 모음곡’에서도 선명한 표현으로 음악의 해상도가 높았다. 빈필이 창단 후 정기 공연을 열기 시작한 해는 1860년. 따라서 그라지니테-틸라는 165년 만의 첫 여성 지휘자다. 정기 공연은 빈필의 공연 중 정수다. 매해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10번만 열린다. 정기 공연의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매년 3~5월 서면으로 오케스트라에 신청서를 보내야 하며 개별 구매는 불가능하다. 빈필의 진성 청중을 위한 핵심 공연이다. 3일 빈필 정기 공연을 여성 지휘자로 첫 지휘한 그라지니테-틸라. 김호정 음악에디터 유럽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보수적인 빈필이 여성 지휘자에게 열지 않았던 문이다. 빈필을 지휘한 첫 여성 지휘자는 호주 태생의 시모네 영. 2005년 당시 44세였던 영은 정기 공연이 아닌 빈 콘체르트하우스의 공연에서 지휘했다. 최근 여성 지휘자와 협업이 이어졌지만 본진인 빈 대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주요 무대였다. 요아나 말비츠가 2020년부터, 옥사나 리니우가 올해 2월 잘츠부르크에서 빈필을 지휘했다. 그라지니테-틸라도 빈필 데뷔를 지난해 여름 잘츠부르크에서 했다. 여성 지휘자, 또 여성 음악가에 대한 빈필의 변화는 가속화할까. 빈필의 대표인 다니엘 프로샤우어는 공연에 앞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빈필도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