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속 한 장면 [사진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극장은 죽지 않는다. 적어도 올여름까지는. ‘쥬라기 월드’ ‘슈퍼맨’ 등 대형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신작이 잇달아 개봉하는 데다 스타 배우들을 앞세운 영화들이 여름 휴가철에 몰렸기 때문이다. 본래 여름은 극장가의 연중 최고 대목. 뜨거운 무더위를 날려 줄 기대작들을 모았다.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1993)을 필두로 한 쥬라기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다.인류를 구할 신약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공룡들의 DNA를 구하기 위해 과거 쥬라기 공원의 비밀 연구소가 있던 지구상 가장 위험한 섬에 들어가게 된 조라 베넷(스칼릿 조핸슨 역)과 헬리 루미스 박사(조나단 베일리 역), 던컨 켄케이드(마허샬라 알리 역)가 그동안 감춰졌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고 공룡들의 위협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고질라’(2014)의 감독이자 스타워즈 시리즈의 리부트 작품 중 하나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스필버그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2억6000만달러(약 3528억원)가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로, 지난 2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직후 국내에서는 첫날 53.8%라는 압도적인 매출액 점유율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영화는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 공룡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온 전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022)으로부터 5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멸종됐던 공룡이 인간에 의해 다시 지구에 소환된 지 32년이 흘렀고, 불의의 사고로 공룡들이 대거 탈출하면서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세상이 됐지만 공룡의 존재감은 이전 같지 않다.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속 한 장면 [사진 제공 = 유니버설 픽쳐스] 지구의 환경은 공룡들이 살기 적합하지 않을 만큼 황폐해졌고, 결국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적도 부근의 일부 지역에만 공룡들이 살아남게 된다. 덩달아 대중의 관심도 차갑게 식으면서 공룡 박물관도 결국 문을 닫기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한 제약회사가 공룡의 DNA에 인간의 프로이트 박물관 내부 /빈 관광청 오스트리아는 나치 독일에 병합돼 2차 세계대전에 나섰다가 전쟁에서 져 큰 피해를 봤다. 분할 점령된 후 1955년 중립국으로 남는다는 조건으로 독립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가장 발달한 산업은 관광업. 클림트의 ‘키스’를 전시 중인 벨베데레 궁전은 물론이고 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가 묻힌 중앙 묘지(일명 ‘음악가들의 묘지’) 등 볼거리가 넘친다.빈은 대체로 평평해서 걸으며 생각에 잠기기에도 좋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 박사를 낳은 사색의 도시. 배우 신구가 주연한 연극 ‘라스트 세션’이 떠올라 프로이트 박물관을 방문했다. 프로이트가 나치를 피해 1938년 영국으로 망명하기 전 50년 가까이 살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정립하고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등을 쓴 장소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박물관 /박돈규 기자 프로이트 박물관에는 프로이트가 사용한 소파와 가구, 자료 등이 전시돼 있었다. 대기실은 그가 살던 때와 같은 방이라고 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만으로 프로이트는 하나의 혁명을 이뤘다. 이 박물관은 문서는 풍부하지만 아쉽게도 스토리텔링이 부족했다. 다시 전철을 탔다. 도나우강까지 가 인공섬을 둘러보며 과거와 현재, 전쟁이 바꾼 것에 대해 생각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항구가 막히자 우크라이나는 이 강을 이용해 밀과 농작물을 수송하기도 했다.매년 빈 필의 신년 음악회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박수로 연주를 중단시키고, 지휘자가 돌아서서 신년 덕담을 건네는 것이 관습이다. 그런데 이 신년 음악회도 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인 1939년 12월 31일에 탄생했다. 나치의 지시에 따라 열린 자선 공연이었다. 빈 필은 홈페이지에서 “첫 신년 음악회는 오스트리아와 오케스트라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에 열렸다”고 반성적으로 회고한다.나른한 오후에는 카페 자허에 들렀다. 빈의 대표적인 커피는 아인슈페너. 모카에 휘핑 크림을 얹은 것이다. 한 손만으로 운전할 수 있는 마차라는 뜻으로, 겨울에 마차를 끄는 마부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모카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