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나 DCU나 영화 쪽에 보면 이런 계열 작품들이 그래도 그 사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가오갤 vol.1~3>을 보면 유머가 그냥 단순 농담이 아니라 트라우마와 정체성 결핍에서 나오고,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노웨이 홈>도 보면, 인물들이 주고받는 유머가 책임과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DCU의 <샤잠> 같은 경우도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개그가 진심을 열어가는 장치가 되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일부 캐릭터의 농담과 상호작용이 후반에서 진짜 감정으로 이어지죠.그냥 웃기고 끝이 아니라 웃다가 관계에 정이 들고, 그 관계 때문에 나중에는 웃음이 울음으로 변하는 식입니다.강하다가 쫄아드는 남자 가이 가드너, 고민이 너무 많아 걱정인 미스터 미라클, 새로운 리더지만 간식 앞엔 너그럽지 못한 마샨 맨헌터그래서 제임스 건의 '슈퍼맨 레거시'에 대해서 기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입니다. 이런 식의 방법을 해본 사람이라는 거죠.그냥 리부트가 아니라 스나이더버스의 '무거움과 신화화' 중심 서사를 해체하고, 저스티스 리그 만화처럼 '유머와 인간성' 중심의 서사로 전환시킬 수 있느냐.제임스 건 감독이 <가오갤>과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보여줬던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죠.(참고)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과 킬러 크록왜 지금 의미 있나 - 메타 유머와 저스티스 리그의 차이문제는 기존 DC 영화들의 무거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가.블랙 카나리가 배트맨에게 질문하는 장면? 진지함의 화신으로 그려지는 배트맨을 카나리가 놀린다. '너 오늘따라 더 심각하네' 독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카나리. "너 왜 이리 심각해?" "나 원래 심각해." "오늘 더 심각하구먼, 교도소 보고 싶었던 거 아냐?" "그건 맞는데. (교도소 방문 목적이 정치적인 외부적 이유라서) 이유가 달라서 그래." "(농담) 왜? 거기 갇힌 애들한테 뒷돈 안 먹여놔서 (들어가면 얻어터질까 봐) 불안하냐?" "뭐라고?" "농담이야 농담." 정의의 수호자 배트맨의 위엄은 이렇게 농담거리가 된다.웃기는 이야기라고 해서,유머가 현실을 외면하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이 더 잘 드러나도록 비틀었죠.배트맨은 냉소적이고, 마샨 맨헌터는 외로움 가득하고, 맥스웰 로드라는 인물은 자본주의 PR 정치의 화신처럼 등장을 합니다. 진지하고 어둡게 그리려면 더 어둡게 그릴 수도 있었죠. 하지만 작가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랐습니다.우리는 분노와 슬픔으로 응답하지 않는다! 실소와 너털웃음으로 응답한다는 것이었습니다.대통령 각하. 결정해 주십시오. 글쎄... 영부인과 상의해 봐야겠네.... / 야! 히어로 일은 너 혼자서 다 하냐? 집구석엔 언제 들어올 거야? 언제까지 배트맨인지 뭔지한테 질질 끌려만 다닐 거야?처음에 독자들의 반응은황당 그 자체였어요. 슈퍼히어로들이 진지하게 악당들하고 싸우기보다는, 말하자면 회사 사무실 탕비실에 커피믹스 하나 놓고 서로 싸우고 있고, 회의하다가 실신하고 있고, 서로 험담하고 돌려까고 농담이나 계속 늘어놓고 있습니다. 15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시민들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들의 특수관계는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미리 말씀드리자면 네타냐후와 ‘트럼프’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푸틴’입니다.이란을 상대로 이스라엘 네타냐후가 명운을 건 중동 전쟁을 시작했습니다.세상은 지난 수 십년 간 ‘이란 세력 vs 이스라엘·친서방 아랍국가’로 짜인 중동의 대결 구도에서 이란 세력이 완전히 와해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핵 프로그램 제거를 명분으로 도발 버튼을 누른 네타냐후는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전쟁 매파인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을 말리지도, 그렇다고 크게 돕지도 않는 트럼프의 방관자적 스탠스를 발판 삼아 공격을 장기화할 태세입니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란 미사일 공격에 피해를 입은 주거지 일대를 구조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년여간 이란의 대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척결한 기세를 몰아 이제는 위협의 근본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대체 네타냐후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입니다.관련 답변으로 지정학 전문가들은 의외로 네타냐후의 후원자 격인 트럼프보다 ‘러시아 푸틴’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이란을 상대로 러시아가 방패막이 역할을 할지가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판세를 좌우할 변수라는 것입니다.갑자기 왜 푸틴이라는 이름이 나오냐고 묻겠지만 네타냐후와 푸틴은 역사적으로 의외의 브로맨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네타냐후는 1996년 첫 총리 재임 후 18년간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습니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은 2000년부터 25년간 장기집권하고 있습니다.네타냐후는 2018년 한 해에만 세 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할 만큼 푸틴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습니다.일례로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 세계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며 제재에 동참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대열에 단 한발짝도 내디딘 적이 없습니다.반대로 네타냐후가 두 번째 총리 임기 중 시리아를 공격한 적이 있는데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