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한국 공군의 F-15K 4대, 미 공군 F-16 2대, 일본 항공자위대 F-2 4대가 투입돼 전개되는 한미일 3국 연합공중훈련 모습. <사진=미 공군> 한국군의 역할을 북한 위협 대응에서 중국 패권 견제로 확장시킬 수 있는 이른바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을 최근 일본 방위상이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에게 제안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원시어터는 남중국해에서 유사시 한반도를 별개 구역이 아닌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 위협 대응에서 역내 중국 패권 견제로 확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일본이 장단을 맞춰 인·태 지역 내 패권 확장을 꾀하는 구실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1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한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을 상대로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볼 것을 제안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만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원 시어터’ 구상을 전달했다. 시어터(전구·戰區)는 육상·해상·공중전이 전개될 수 있는 지리적 범위를 가리킨다.나카타니 방위상은 당시 헤그세스 장관에게 “일본은 ‘원 시어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일본, 미국, 호주, 필리핀, 한국 등을 하나의 시어터로 인식해 협력을 심화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나카타니 방위상 제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이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면담에서 원 시어터 구상을 언급하며 한국·미국·일본·호주·필리핀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나카타니 방위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체제에서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제안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이와 관련해 총리 관저 간부는 “중국이 능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또 방위성 내에서는 아직 충분히 완성되지도 않은 설익은 구상을 섣부르게 제안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방위성의 한 간부는 “내용도 채우지 않았는데 ‘전역’이라는 강한 단어를 외부에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앞서 일본 정부는 육상·해상·항공자위대를 통합 지“우리(미국)의 황금시대는 지금 방금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1월 20일 취임식에서)‘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란 슬로건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세계 최강국 미국의 힘을 곳곳에서 휘두르고 있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내뱉으며 ‘팽창주의’ 노선을 노골적으로 보이는 게 대표적 사례다. ▶관련기사 4·5·6·8면군사력만큼 압도적 경제력으로 친구, 적성국 구분 없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굴복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게 바로 ‘관세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만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보인다는 점만으로도 미국의 힘을 체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 가해진 충격파만큼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선 더 큰 악영향이 미국 내부를 향했다는 지적도 내놓는다.▶관세 충격에 치솟은 美 국채 금리=트럼프 관세가 미국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와 흉터를 남겼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핵심 지점이 바로 글로벌 ‘안전 자산’ 중 최선호주로 꼽히던 미국 국채다.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오전 0시 1분(현지시간, 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 직후 4.516%까지 치솟았다. 불과 하루 전 4.1% 수준이었고, 6일(현지시간)엔 3.8%까지 낮아졌던 걸 생각하면 역사적 수준의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4.3%대였던 게 9일(현지시간) 오전 한때는 5% 선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채 30년물 금리의 최근 3일간 상승폭은 1982년 이후 가장 크고, 10년물 금리 주간 상승률은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어떤 설득과 주장에도 상호관세 부과 강행을 외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70여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한 것도 미 국채 금리의 급격한 움직임 때문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유예 조치의 이유에 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 어젯밤에 보니 사람들이 (국채 금리 상승을) 좀 불안해하더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