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택배기사 신태하씨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택배 상자를 나르고 있다. 권정현 기자 "내 구역 지켜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고 있어요." 택배기사 신태하(46)씨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간 지난 12일 토요일. 택배차량에서 상자를 꺼내던 택배기사 신태하(46)씨 얼굴에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신씨는 반팔 소매로 연신 땀을 닦아낸 뒤 10㎏짜리 상자를 힘겹게 안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의 담당 구역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노후 빌라촌. 대부분 엘리베이터도 없어 4, 5층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려야 한다.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 좁은 골목길에 차를 세워놔 마음도 급하다. 신씨와 동행한 기자도 택배 상자를 들고 4층 빌라를 올랐다. 금세 호흡은 거칠어졌고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포장된 신선식품 상자는 부피가 크고 무거워 특히 힘에 부쳤다. 차로 돌아와 에어컨을 켰지만 내부 온도는 33도로 바깥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동거리가 짧아 시동을 껐다 켰다를 반복한 탓이다. 인근 편의점에서 사 온 냉수를 차에 뒀더니 30분도 안 돼 미지근해졌다. 기자는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씨와 함께 배송을 했는데 2시간 만에 녹초가 됐다. 계단을 하도 오르내려서인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12일 본보 권정현 기자가 서울 화곡동의 한 빌라 계단을 택배 상자를 들고 올라가고 있다. 택배기사 신씨가 촬영해 준 사진이다. 권정현 기자 택배노동자 3명 연달아 사망최고 기온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이 발생한 수도권에서 이달 4~8일 택배업계 종사자 3명이 연이어 숨졌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폭염과 무관할 수 없다는 게 택배노조 주장이다. 지난 8일 밤엔 경기 고양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던 60대 근로자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이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노동자들의 잇따른 비극에 정부와 기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법제처장에 ‘대장동 변호인’ 조원철(63) 변호사를 임명했다. 또 병무청장에는 여성 최초로 홍소영(60)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12명을 임명했다.법제처장으로 임명된 조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을 맡았다. 이 대통령의 사법시험(28회)·연수원(18기) 동기다. 조 변호사는 본지 통화에서 “법제처장은 다른 자리보다도 무색무취한 자리 아닌가 싶다”라며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라고 해서 편향된 업무를 할 만한 영역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법제처는 기관과 기관 또는 기관과 민원인 간 법령 해석상 대립이 생길 경우, 최종적인 ‘유권 해석’을 내놓기 때문에 중립성이 매우 중요하다.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들은 현 정부 곳곳에 포진했다. 대통령 민정수석실에는 이태형 민정비서관(대장동),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선거법), 이장형 법무비서관(대북 송금) 등이다.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는 대북 송금 사건 변호인인 김희수 변호사가 임명됐다.교육부 차관은 최은옥(60) 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 과기정보통신부 1차관은 구혁채(53) 현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차관급인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는 박인규(60)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석좌교수가 임명됐다. 국가보훈부 차관은 강윤진(55) 현 보훈단체협력관, 국토교통부 2차관은 강희업(58)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노용석(54) 중소기업정책실장이 임명됐다.관세청장에는 이명구(56) 현 차장이 임명됐다. 병무청장엔 홍소영 병무청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장이 임명됐다. 1970년 병무청 개청 이래 병무청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장에는 허민(64) 현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또 질병관리청장에는 임승관(51) 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원 설립추진단장,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는 강주엽(55) 차장이 임명됐다.